인터뷰/이형철 한국선급 회장

이형철 회장
이형철 회장

3년간 1200만톤 증가, 2025년 1억톤 목표
LNG선 입급 확대, 국적선사 탈탄소화 지원

1962년 등록 선박 2척으로 출범한 한국선급(KR)은 창립 62년만에 등록톤수 8천만톤을 돌파했다. KR 이형철 회장은 등록톤수 8천만톤 돌파를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갖고 “KR의 미래 성장을 위해서는 최소 1억톤 이상으로 등록톤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등록톤수가 최소 1억톤은 돼야 검사 수수료로 650억원 정도를 확보할 수 있어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등록톤수 확대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온 것이다. 이형철 회장은 신규 입급을 위한 고객 마케팅을 강화하는 한편 탈급을 최소화하기 위한 검사품질 제고, 적극적인 해외선주 마케팅을 벌였고 결과적으로 최근 3년간 등록톤수가 1200만톤이나 증가했다.

이형철 회장은 “사실 올해 8천만톤 돌파가 쉽지 않은 목표였지만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높여 잡았다. 어려운 목표였음에도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해준 덕분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내년에도 어렵지만 8500만톤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이형철 회장은 앞으로 환경규제가 점점 강화됨에 따라 LNG운반선, 친환경 대체 연료선박의 신조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술개발과 선사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타선급과 비교해 동등한 기술력을 갖췄지만 경험과 인지도가 낮아 고전하고 있는 LNG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오일메이저, 해외선주들을 상대로 지속적으로 KR을 알리는 작업을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형철 회장과 기자단이 나눈 일문일답.

-등록톤수 8천만톤 달성을 축하드린다. 원동력이 뭐라고 보나?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등록선대 증가율은 1.4%로 정체돼 있었다. 한진해운이 파산한 2016년 이후로는 오히려 등록선대가 감소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2016년은 한국해운산업 자체가 굉장히 불안한 상태였고 전세계적으로 신조 발주량이 가장 적었던 때였다. KR의 가장 큰 고객이었던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해외로 선박들이 매각됐고 저희가 입급을 유지하기 위해 해외 선주들을 찾아다니면서 적극적으로 영업한 끝에 절반 정도는 입급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때는 저희가 아무리 노력해도 등록선대 증가율이 정체될 수밖에 없었다.

제가 회장에 취임한 2019년말 등록톤수가 6787만톤이었는데 2025년까지 등록톤수 1억톤을 목표로 잡고 과감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등록선대를 확대하지 않고는 미래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에 무리하게 1억톤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등록톤수가 1억톤은 돼야 검사 수수료 수입으로 650억원정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등록톤수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등록톤수 확대를 위해 가장 중점을 둔 것이 해외영업 채널 강화다. 국적선대 확대도 중요하지만 등록톤수 1억톤 돌파를 위해서는 해외 선박을 확대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해외선사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독일과 싱가포르에 현지 영업직원을 채용했고 중국에도 영업팀을 만들어서 가동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등록톤수가 약 1200만톤 증가했는데 이중 55%가 해외선사다. 이것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선사들부터 KR의 신뢰도 그만큼 커졌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하나는 어렵지만 올해 목표를 8천만톤으로 잡고 직원들을 독려한 결과다. 경영평가를 받아야 하는 저로서는 목표를 높게 책정하면 개인적으로 손해다. 그럼에도 올해 목표를 8천만톤으로 잡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사실 올해 8천만톤 달성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직원들이 열심히 노력해준 결과 조기에 목표를 달성하게 돼 너무 기쁘다.

-내년도 등록톤수 목표는 얼마로 잡고 있나?

=올해말 회장 선거가 있어 제 거취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우선은 8500만톤으로 잡고 있다. 8500만톤도 사실 굉장히 높게 잡은 거다. 우리가 내년에 입급받을 신조 수주량이 280만톤인데 현존선이 약 100만톤 정도 탈급된다고 보면 8180만톤 밖에 안된다. 그럼에도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목표 등록톤수를 8500만톤으로 잡고 있다. 해외 영업을 더욱 강화하고 탈급을 최소화시킨다면 8500만톤 달성이 전혀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3년간 등록톤수가 1200만톤 증가했는데 대체연료 선박은 얼마나 되나?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LNG나 메탄올 등 대체연료 추진선박들의 신조 발주가 늘어나고 있다. KR도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대체연료 기술에 대해 국적선사들과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고 최근 국적선사들이 발주한 대체 연료선박을 단독 입급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에이치라인해운이 세계 최초로 발주한 LNG 추진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4척을 단독 입급했고 추가로 5척을 건조하고 있다. KSS해운이 워터프론트쉬핑(Waterfront Shipping)과 장기용선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최초로 건조한 메탄올 추진선인 5만dwt급 MR탱커도 KR이 단독 입급했다. 또 최근 장금상선이 세계 최초로 삼성중공업에 발주해 건조중인 LNG 추진 아프라막스 탱커 10척도 KR에 단독 입급됐다. 이 자리를 빌려 KR의 기술력을 믿고 친환경 대체연료선박을 맡겨 주신 국적선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2019년까지 KR에 입급된 LNG 추진선이 한척도 없었지만 국적선사들이 KR에 신뢰를 보내주시면서 11월 현재 19척으로 늘어났고 탈황설비인 스크러버나 질소산화물 저감 설비인 SCR 등 친환경설비를 장착한 선박도 3년전 보다 87% 증가했다.

-향후 신조시장이 탱커, LNG선 등 에너지 쪽으로 확대가 예상되는데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탱커 부문에서 KR의 기술력은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싱가포르의 세계 최대 탱커 선사인 Navig8은 VLCC, MR탱커 등 60척이 넘는 신조 선박을 KR에 단독 입급시킨 바 있다. 독일의 버나드슐테, 그리스의 다나오스, 미국의 다이몬드쉬핑, 이스라엘의 레이쉬핑 등도 KR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현존선은 물론 신조선을 단독으로 입급해 주고 있다.

문제는 LNG선이다. LNG선의 경우 KR의 기술력은 타선급과 비교해 전혀 부족하지 않지만 경험과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 열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 LNG 운송 비즈니스는 1990년대 한국가스공사가 국적선사들 대상으로 장기운송계약 입찰을 진행하고 국내조선소에 신조 발주하면서 비로소 시작됐다. 이런 측면에서 앞으로 가스공사가 LNG를 어떤 방식으로 도입하느냐에 따라 국적선사들의 LNG 운송 기회가 증대될 수 있고 한국형 LNG 화물창 기술적용 여부도 결정되는 등 우리나라 LNG선 시장의 미래가 달려 있다.

KR이 LNG선 시장 진출이 늦었지만 그동안 가스공사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기술력을 충분히 축적했고 2019년 현대엘엔지해운의 12만 5천cbm급 현대유토피아호를 시작으로 KR 단독 입급을 점점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한해운의 7500cbm급 LNG선 제주엘엔지1호와 제주엘엔지2호가 신조로는 처음으로 KR에 단독 입급됐고 현대엘엔지해운이 스페인 오일메이저인 랩솔(Repsol)과 장기용선계약을 체결하고 대우조선해양에 발주해 건조중인 17만 4천cbm급 LNG선도 KR에 단독 입급됐다.

현대엘엔지해운의 신조LNG선 단독 입급은 해외 오일메이저가 LNG선 부문에서 KR의 기술력을 인정해준 첫 번째 케이스라는 점에서 대단히 큰 의미를 갖는다. 쉘, 엑손모빌 등 오일메이저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KR에 LNG선을 단독 입급으로 맡겨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오일 메이저인 페트로나스와도 지속적으로 접촉한 결과, LNG선 분야에 대한 KR 기술력을 인정받았고 현재 국적선사와 국내조선소를 대상으로 진행중인 LNG선 신조 프로젝트에서 KR에 단독 입급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또한 에이치라인해운, 팬오션, SK해운 등으로 구성된 K3 컨소시엄이 최근 카타르에너지와 체결한 LNG선 15척 신조 프로젝트를 비롯해 신조 LNG선 45척을 이중 입급으로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지금 당장은 LNG선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해외 오일메이저와 선사들을 대상으로 앞으로 더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해 나간다면 조만간 좋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적선사들이 탈탄소화 대응이 늦다는 지적이 있다. KR은 어떻게 지원하고 있나?

=최근 언론 보도를 보면 국적선사들이 환경규제에 전혀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처럼 비춰지고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국적선사들은 글로벌 환경규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나름의 연구도 진행하고 준비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적선사 CEO들은 자사선의 EEXI 충족 여부, CII 등급 등을 거의 대부분 파악하고 있고 대책도 수립하고 있다. KR도 국적선사 탈탄소화를 지원하기 위해 전담팀인 디카보네이션센터를 설립해 선사들에게 EEXI·CII를 준비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해양산업통합클러스터(MacNet)를 활용해 온오프라인으로 환경규제 관련 세미나를 수시로 개최해 해운업계와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공직유관단체 해제를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주된 이유는 인력 채용 때문이다. 최근에 경험이 많은 직원들이 연간 10여명씩 퇴직하고 있는데 KR이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돼 있다보니 적기에 인력을 채용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원 한명을 뽑더라도 외부기관에 위탁을 줘야 해서 3~4개월 정도 소요된다.

수시로 경력 및 신입직원을 채용해서 교육하고 현장에 투입해서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데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돼 있다보니 제약이 많은 실정이다. 급한대로 건강이 허락되는 퇴직자들을 65세까지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있으나 조직이 필요로 하는 유능한 인재들을 신속하게 채용할 수 있어야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KR은 타선급과 달리 생선성을 높이지 않으면 생존 경쟁을 할 수가 없다.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돼 있어서 구조조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제가 디지털 선급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결국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조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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